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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일지, 할미꽃의 추억

차보살 다림화 2007. 3. 14. 19:39
산막일지 초록의 공명

(2007-03-14 06:50:43)
초록
할미꽃의 슬픈 전설


마을 입구의 오래 된 무덤가에 소복히 핀 할미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감탄의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랫녘 보다 보름은 더 늦게 봄이 찾아오는 이 산중에서 꽃을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야생의 할미꽃이 이렇게 많이 군락지어 있는 것을 보기는 퍽 드물기 때문입니다.

할미꽃은 저물어가는 3월의 햇살 속에서 그 부드러운 백발을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꽃 사진을 많이 찍었지만 꽃을 이렇게 가까이 느끼기는 퍽 오랜만인 듯합니다.
셔터를 누르는 손길을 통해 마음이 찰각 찰칵 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열림 속에서 저는 100년 전 이 언덕에 묻혔던 묘지의 주인공에 대하여 생각해 봅니다.
할미꽃의 꽃말은 <슬픈 추억>입니다.

이 꽃말처럼 묘지의 주인공은 자신의 슬픈 추억을 어둠 깊은 곳에서 길어 올려 이 아름다운 꽃들을
피우고 그 깊숙한 슬픔을 들여다 보느라 하염없이 고개를 떨구고 있는 것이라고 혼자 맘으로 생각했습니다.





   두엄을 넣으며

초록
2007/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