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인간의 사계절

차보살 다림화 2009. 1. 3. 14:58

                                                             


죽음의 진화 / 루미

나는 돌로 죽었다. 그리고 꽃이 되었다.
나는 꽃으로 죽었다. 그리고 짐승이 되었다.
나는 짐승으로 죽었다. 그리고 사람이 되었다.
그런데 왜 죽음을 두려워하나?
죽음을 통해 내가 더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변한 적이 있는가?
죽음이 나에게 나쁜 짓을 한 적이 있는가?

내가 사람으로 죽을 때
그 다음에 내가 될 것은 한 줄기 빛이나 천사이리라.
그리고 그 후는 어떻게 될까.
그 후에 존재하는 건 신뿐이니 다른 일체는 사라진다.
나는 누구도 보지 못한, 누구도 듣지 못한 것이 되리라.
나는 별 속의 별이 되리라.
삶과 죽음을 비추는 별이 되리라

 

 

 

 

 

 

 

 

경북 동해의 한 마을, 후포리의 일출 

 

 전북 순창, 장군목의 짙은 봄이 강물에 잠겨서

 

 2007년 봄 마곡사 극락교 아래로 흘러버린 추억

 

 

The

Human seasons

 

인간의 사계절

 

                     John Keats(1975-1981)

             

 

 2008년 봄을 알리는 우리집 춘란

 

 2008년 4월 경기도의 야생 꽃 산마을에서

 

 

 

사계절이 한 해의 계량기를 가득 채운다,

인간의 마음에도 사계절이 있다.

맑은 상사아력이 모든 아름다움을 쉬이 받아

들일 때 인간은 싱그러운 봄을 가지게 된다.

 

Four Seasons fill the measure fo the year;

  There are four seasons in the mind fo man:

He has his lusty Spring, when fancy clear

  Takes in all beauty with an easy span:

 

 

 2008년 8월, 여름의 절정을 꽃피우는 배롱나무 꽃

 

 

봄이 준 젊은 상념의 달콤한 것들의 반추함을

사랑하고 드높은 꿈으로 천국에 가장 가까이

있을 때 인간은 여름을 가지게 된다.

 

He has his Summer, when luxuriously

  Spring's honioed cud of youthful thought he loves

To ruminate, and by such dreaming high

    Is nearest unto heaven: quiet coves

 

 2008년 무르익은 마곡사의 단풍나무들

 

 

가을엔 은밀히 날개를 접고

인간의 영혼은 평온한 유경에 거하며,

흡족해서 연무를 한가로이 바라보며

아름다운 것들이 집 앞의 개울처럼 무심히

흘러가게 한다.

 

His soul has in its Autumn, when his wings

  He furleth close; contented so to look

On mists in idleness -- to let fair things

  Pass by unheeded as a threshold brook.

 

 2008년 11월 19일 첫눈 온 날, 장성 홍길동 기념관 가는 길에서

 

                                                                                                                                             2008년  겨울 백양사 대웅전 들어가는 길

인간은 또한 창백한 일그러진 형상의

겨울을 가지게 되며 아니면 숙명의 자연을

떠나려 한다.

He has his Winter too of pale misfeature,

  Or else he would forego his mortal nature.

 

 

번역, 김연호

2008년 12월 26일

 

시민과 함께 하는

'시와 소리의 만남'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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