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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살아서 움직이는 철감선사 탑비

차보살 다림화 2009. 4. 27. 01:58

 

 

 

두 개의 큰 봉우리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고 해서 쌍봉이란 이름이 붙여진

전남 화순 쌍봉사 대웅전을 돌아 비탈진 계단을 한참 올라가다보면

예사롭지 않은 거북 모양의 탑비가 하나 나타난다.

 

 

이 세밀하게 조각되어진 비의 이름은  '철감 선사 탑비'인데 전체 높이는 약 170cm 정도이다.

 

 

철감 선사(798~868)는 통일 신라 시대의 승려로 장보고와 같은 시대의 사람이다.

성은 박씨요,이름은 도윤이며 법호가 쌍봉이다.

나이 28세,헌덕왕 7년(825)에 당나라에 들어가 유학하고

문성왕 9년(847)에 범일 국사와 함깨 돌아와 쌍봉사를 창건하였다.

 

 

철감 선사는 경문왕을 불법에 귀의하게 하기도 하였는데

71세의 나이로 쌍봉사에서 입적하니 왕은 시호를 '철감'이라 내리었다.

 

  

현재 이 탑비의 비신은 일제 강점기에 잃어 버렸다고 전하며

귀부(거북 모양의 미석 받침돌)과

이수(비석 위에 용의 모양을 새긴 돌)만이 남아 있다.

 

 

이수 정상부에는 보주형 귀꽃이 3개 솟아 있었으나 좌측의 것은 유실되고 없으며

그  자리에 사각형의 구멍이 뚫려 있다.

나머지 2개는 원석에 조각하였는데 유실된 부분만
사각형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때 별조하여 끼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 전면에 위패형의 액을 만들고 그 안에 
'쌍봉산고철감선사비명 (雙峰山故澈鑒禪師碑銘)'이라고 2줄 음각되었다.
이 명분으로 보아 탑비와 옆의 부도의 주인공이 철감선사임을 알 수 있고
 조성연대도 철감선사 도윤이 입적한 868년 후로 추정되고 있다.  
 

 

이수는 비신을 덮고 있는 밑면을 제외한 5면에 운룡문(雲龍紋)을 가득히 조각 하였다.
전면에는 세 마리의 용이 좌우와 중앙 상단에 꿈틀거리고 있으며,
후면에는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몸을 뒤틀며 허공을 나는 모습을 취하고 있다.

 

 

이수의 조각된 용이 여의주를 물고 꿈틀대는 모습은

아주 사실적이어서 살아서 움직이는 듯 하고

구름 무늬(운룡문,雲龍紋)또한 아주 상세하게 잘 표현되어 있다.

 

 

 머리는 용의 머리를 하고 있는데 위에는 뿔 한 개가 돋아나 있고

입가에는 활짝 펴진 날개같은 것이 새겨져 있으며 입에는 여의주를 물고 있다.

 

 

용의 눈은 사각으로 표현하고 코는 들창코처럼 하늘을 향하게,

입은 귀 밑까지 찢어지도록

귀는 머리 뒤까지 닿도록 과장되게 표현하여

용으로써의 카리스마보단 약간 희화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거북 등은 이중 테두리의 육각형 문을 선명하게 새겼다.

 

 

특히 앞 오른 발의 세 개 발가락을 땅에서 들어올린 표현은

당장이라고 기어서 앞으로 한 발 자욱 내디딜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남은 발톱은 바닥이 패이도록 육중하게 발톱으로 내리찍는 형상이라 실감이 난다. 

 

 

뒷모습은 더욱 재미있고 귀엽기까지 하다.

용의 머리를 하고 거북의 몸을 가진

이 상상의 동물의 꼬리는 거의 돼지고리 수준이기 때문이다.

 

이 탑비는 당대 석비 조각의 극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으로

 보물 170호 로 지정되었다.

 

 

 

출처 : 루비의 정원
글쓴이 : 루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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