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메밀꽃과 해바라기 축제 2011/9/17

차보살 다림화 2011. 9. 23. 02:19

 

 

 

 

 

 

== 해바라기 ==

사랑하고 있어요

나, 까맣게 까맣게

그리움의 씨앗을 여물며

그댈 향해 가슴을 열었어요

긴긴 낮 햇살의 어르심으로

가슴에 피어난 여린 꽃잎마다

손 내밀어 준 당신

 

당신과의 눈맞춤으로 노란

꽃물이 들어 꽃 빛 물든 마음에

오소소 돋아나는 그리움의 씨앗들

비로소 내 안에서 별꽃이 되던 날

노랗게 활짝 폈던 내 마음도

하늘의 별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당신만을 향해 있었지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눈먼 고흐가 되어

 

                             (문근영 시인)

 

 

 

 

                                                                      == 해바라기의 비명(碑銘) - 청년 화가 L을 위하여 ==

나의 무덤 앞에는

그 차가운 비(碑)ㅅ돌을 세우지 말라.

나의 무덤 주위에는

그 노오란 해바라기를 심어 달라.

그리고 해바라기의 긴 줄거리 사이로

끝없는 보리밭을 보여 달라.

노오란 해바라기는 늘 태양같이 태양같이 하던

화려한 나의 사랑이라고 생각하라.

푸른 보리밭 사이로 하늘을 쏘는 노고지리가 있거든

아직도 날아오르는 나의 꿈이라고 생각하라.

(함형수·시인, 1914-1946)

 

 

 

 

 

 

 

 

 

 어머니 보따리 속에 들어있을 해바라기 꽃이 그려진 코빼기고무신을 상상하면 종일 무섭고 서러웠던 마음이 풀리기도 했었다. 나야 꽃신을 생각하며 어머니를 기다렸다지만, 해바라기는 한마디 불평도 없이 고개를 떨어뜨리고 누구를 기다렸을까. 일편단심 태양을 그리워하다 끝내는 그리움이 변하여 사무친 미움처럼 타버린 가슴에 까맣도록 알알이 여문 씨알을 안고 가을을 맞는 꽃 해바라기! 이것 또한 내가 해바라기처럼 훌쩍 자란 뒤에야 알았다. 그런 해바라기를 내가 어찌 좋아하지 않으랴. 이렇게 맺어진 인연으로 나는 그 많고 많은 꽃 중에서 해바라기를 니의 닉네임으로 삼아 해바라기로 산다. 
(최정순의 해바리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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