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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마을답사

차보살 다림화 2012. 11. 25. 08:50

 

 

상관 마을 답사

내아마을 다람쥐 할아버지

 

 

 

내아마을에 들어서니 아주 큰 느티나무들이 몇 그루 맞는다. 마을에 큰 정자나무를 보면 대개 그 마을의 역사를 짐작하게 한다. 마릉살이의 진면목이 그 나무들의 나이테에 새겨졌을 것이다. 상관면으로 이사 온 후 몇 년 전에 이곳 저곳 차가 들어가는 곳까지 마을을 살펴 본 적이

있었다. 그때도 살기 좋고 공기 좋고 경관도 좋게 보였는데, 최근에 이곳에 들어와서 화실을 운영하는 백당 윤명호 선생께서 마을 담벼락에

벽을 그려넣기 시작했다.  정자의 이름도 관선정이라 했으니 과히 선경에 가깝다고 해도 손색이 없다. 전국이 둘레길 걷기 열풍에서 친환경 웰빙이 유행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시점을 맞이하여 이 마을도 새롭게

변모하고 있었다. 화가의 솜씨로 벽화를 그렀기 때문에 여니 마을의 벽화보다 동양화 전시회가 열리는 것 같았다.

 

 

 

 

 

 

 

 

 

 

 

 

 

 

 

 

 

내아 마을 깊은 곳에 다람쥐 할아버지가 살고 있다고 해서 우리는 다람쥐를 보러 갔다.  산으로 오르는 길 옆으로 개천이 흐르고 길가의 단풍나무가 마침 알맞게 붉은 옷을 갈아입어 찬란한 빛깔을 자랑하고 있었다. 산기슭에 자리잡은 할아버지 집 미딩에는 다람쥐 울이 가득 차 있었다. 철망 속을 들여다 보니 다람쥐들이 긴 통 속에 들어앉아 나오지 않았다. 사람들 소리가 들리니까 숨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모이를 주러 오면 알고 다 쫒아나온다고 한다. 이렇게 다람쥐를 기르게 된 연유가 있었다. 겨울이 되면 먹을 것이 없어지니까 다람쥐들이

내려오게 된다. 그럴 때마다 할아버지는 먹을 것을 주니까 겨울이 되면 으례 다람쥐들이 많이 모이게 되었다고 한다. 그로부터 할아버지는

다람쥐 집을 짓게 다람쥐를 기르게 되었다. 내아마을은 침엽수림과 돌담이 많아서 밤나무, 참나무 류가 많으니 먹이감이 충분하였다. 다람쥐가 서식하기 좋았다. 이 마을 다람쥐 일부들이 추운 겨울을 보내기 위하여 할아버지와 가족 같이 보내고 봄이 되면 산으로 돌아갔는데, 할아버지는 다람쥐의 생태에 맞게 집을 짓고 앞으로 이 마을의 다람쥐 생태학습장을 열고 싶어 하신다. 도시인들이 상관면의 곳곳을 방문하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이 많으므로 아이들과 동행하는 부모들이라면 이 곳 다람쥐 생태를 살펴보년 좋은 체험이 되리라고 믿는다.

다람쥐할아버지는 이곳에 들어온지 20여 년 되는데, 가족들이 모두 떠나고 혼자 남아서 쓸쓸하여 다람쥐를 가족으로 맞아들였을까.

할아버지는 이곳에서 맥가이버할아버지로 통한다. 마침 우리에게 그동안 많이 아파서 병원에 다녔다고 하는데, 이웃에서 보일러를 고쳐달라는 전갈이 왔다. 보일러 기술 뿐 아니라 잎이 떨어진 나무에 인조열매까지 만들어 달고 다람쥐 집뿐만 아니라 쓰레기 태우는 집까지 손수

예쁘게 만들어 세웠을 정도이다. 아이들이 다람쥐 학습체험을 많이 오게 되면 할아버지는 신나지 않을까 싶다.

 

내아마을은 남관진의 만마관이 설치된 일과 관련하여 형성된 마을이기도 할 것이다. 관아의 안 쪽에 있다고 하여 내아이기도 하고 또한 설은 원래 이 골짜기에 쑥이 많아서 쑥재라고 부르기도 하였단다. 또한 숯을 구웠기 때문에 숯골이 쑥골이 되기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할 수 있다. 어쨌든 마을 경노당 문패에  내애內艾 마을이라 하였으니 쑥골이라는 뜻도 있다. 내애라고 부르기도 하다가 결국 지금은 내아마을이

된 것이다.

 

 

 

 

 

 

 

 

 

 

 

 

 

 

 

 

 

 

 

 

내아 마을 경노당 문패에는 내애라고 써 있다. 애는 쑥애라고 하여 옛부터 쑥이 많이 나와서 내애라고 부르기도 하고

관아의 안 쪽이란 이름에서 연유하여 만마관 안 쪽이라 해서 내아라고도 불러왔던 것으로 보인다.

 

 

내정마을 대추나무집

 

 내정마을에 들어서자

대문의 문패에 표길운, 표길용씨가 붙은 집을 만났는데 두 분은 형제 간이었다. 표길용씨는 이 마을 이장 직을 맡고 있다.  삼대 째 이 마을을 지켜온 가문이었다. 밭농사와 소를 키우고 있다 슬하에 2남 1녀를 두었다. 열매를 다 떨구고 가지만 남아 있는 대추나무의 굵은 둥치가 이 집의 내력을 말해주고 있다. 이 집을 지을 때 심은 나무라고 하니까 벌써 20여 년으로 이 집의 둘째 딸과 동가내기 쯤 된다. 해마다 실한 열매를 안겨주는 이 대추나무가 조상의 덕을 기리게 하는 뜻으로 심은 것이 아닐까 싶다. 젯상에 대추는 가장 중요한 과실이며 씨가 하나이므로 임금을 상징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 마을 뒷 산에는 무통바위가 있단다. 표씨는 어렸을 때 산전山田 하는 일에 아버지 따라  다녔다. 산골짜기에 터를 삼고 살기 때문에 논이 많지 않았다. 높은 산 기슭에 다랭이 논을 가꾸었단다. 그런데 무통바위는 아무리 가물어도 바위 속에서 물이 흘러내려 대롱을 대고 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마른 땅을 적실 수도 있었단다. 아지고 그 바위에서는 물이 흘러 나와서 촛대 봉을 넘는 사람들의 목을 축이기도 한단다. 처음에 표씨 할아버지는 충남 아산 지방에서 이곳으로 내려오셨다. 남의 땅에 집을 지어 살았는데 아버지가 열심히 노력하여 지금의 터에 집을 지을 수 있게 되었다. 표씨는 어렸을 때를 회상하며 재미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금에야 즐겁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당시로는 어땠을까.

상관면 내정마을에서 남관초등학교에 걸어 다녔다.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와 같이 농사 일을 해왔기 때문에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살아왔다.

그리 옛날도 아니지만, 이 마을 청년들은 지게대학을 나온 것을 자랑삼아 이야기 한다고 한다. 모드들 도시의 대학을 동경했겠지만 그것은

그림의 떡 같은 이야기였으리라. 초등학교 시절부터 하교 뒤에는 지게를 지고 다녔으니 그럴 법도 한 이야기다.  지게대학의 작대기과를

나왔다고 자랑삼아 이야기 하면서 너털 웃음을 웃는 그는 영낙없이 넉넉한 마음씨의 농사꾼이었다. 지게를 지면 지팽이 혹은 작대기로 지게 발목을 탁,탁 두드림 노래를 불렀단다. 지게 발을 두드는 것으로 박자를 맞춘 것이다. 마치 모를 심을 때 부르는 농요가 있었듯이 산골짜기에서는 지게 노래가 있었던 것이다. 겨울의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풋나무를 한 짐씩 져서 허청에 쌓아서 말려야 했단다. 산골에서는 주로 각종 콩 종류와 담배, 보리, 무으 배추 등이었는데, 고냉지 작물이어서 인기가 높았던 모양이었다. 상관의 농산물은 칡넝쿨을 끈으로 묶어서 상관의 농산물인 것을 표시하여 전주 장에 내놓았다. 그렇게 하여 살림을 일구고 지금은 밭 농사는 물론 한우도 많이 키우게 되었고 아들도 좋은 회사에 진출하게 되었다.

 

표씨는 우리가 지금 웰빙 음식으로 선호하는 보리밥이나 고구마 감자 등은 아주 먹기가 싫단다. 방 하나에 수숫대를 쌓아 그 위에 고구마를 재여 놓고 겨울 내에 먹었다고 한다. 먹을 것이 없을 당사에는 어머니가 감자나 고구마를 식사로 대신했을 때도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먹고살기 힘들 때 그랬듯이 예전에 보리밥이나 감자 등을 많이 먹었던 사람들은 보리밥이나 고구마를 쳐다보기도 싫다는 사람들을 종좋 보았다.

부인 서정숙씨는 마을의 개천 아랫마을에서 태어나서 건너편 윗마을의 표씨에게 시집왔다. 도시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토백이 순수한 산골 아낙네다. 음식 또한 순수 그 자체의 마을을 닮아 있었다.

 

 시어머니 모시고 남편과 농사 일을 하면서 삼남배를 키운 전형적인 부인으로 성실하게 살아왔다. 지금은 마을 부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음식 솜씨도 좋거니와 남편을 도와서 큰일 작은 일 할 것 없이 모든 일에 능하여 음식 솜씨도 알만 하였다. 우리가 집에 들어서자 언제 준비된 것인지 벌써 한 상이 가득 차려져 있었다. 자연 그대로 손수 가꾸어 거둔 음식 재료로 차린 음식상은 토속적인 옛맛이 일품이었다.

풍성한 식탁을 맞으며 표씨부부는  김기동 할아버지를 떠올렸다. 딸부잣집으로 불리던 김기동씨 집에 모를 심을 때면 품앗이를 하지 못하였으니 품삯을 받았단다. 그리고 흰 사발에 고봉으로 주는 쌀밥이 어찌나 맛있던지 몰랐다고 회심의 미소를 띄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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