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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우리나라 구석구석] 세계 최대 철새도래지 ‘천수만’

차보살 다림화 2007. 11. 27. 11:40
 

“새를 사람으로 친다면 지나가는 나그네이자 멋쟁이지.”


  천수만 가는 길, ‘새 박사’ 윤무부 교수의 오랜 친구에 대한 잠언은 유난히 감칠맛이 났습니다. 새를 말하는 그의 눈에는 애정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무언지 모를 애증이 담겨있는 것 같았습니다. 연극인 박정자씨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들이 우릴 환영해주니 흥분됩니다.”


  그녀의 문장이어서 그랬을까요. 직접 출연했던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에서처럼 그녀는 마치 천수만을 처음 발견했다는 듯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그들과 함께 2007년 11월 17일, 문화관광부를 출발한 80명 남짓의 ‘주말 테마여행 탐조대’는 ‘철새들의 천국’ 천수만을 방문했습니다.


인간의 욕심이 만든 철새들의 낙원, 천수만


  천수만은 보령시, 홍성군, 서산시, 태안읍 앞바다를 안면도가 가로막는 형국으로 만들어진 곳입니다. 물이 얕아 붙여진 이름 천수만(淺水灣)은 그 특성 때문에 간척지를 개발하기에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이에 당시 현대 정주영 회장과 박정희 대통령은 영토를 늘리고 오일쇼크로 인해 남는 중장비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으로 간척계획을 세워 7,704m의 방조제를 만들었고, 그 결과 15,409ha의 농경지가 만들어졌습니다. 덕분에 자연정화의 역할을 하는 갯벌은 상당부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드넓은 간척지는 철새를 모이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광활한 농토에서 떨어지는 곡식과 방조제로 만들어진 두 개의 호수, 간월호와 부남호에 사는 잉어등은 배고픈 철새들에게 매력적인 먹이자원이었습니다. 동위도의 내륙지방보다 평균 1.2도 높은 기온도 철새들이 찾게 만드는 이유였습니다. 이런 이유들로 천수만은 매년 가을에서 겨울까지 약 300종 40만 마리의 철새가 모이는 세계 최대의 철새도래지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가창오리 집합소


  천수만의 대표 철새로는 큰 기러기, 호사도요, 큰 고니,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천수만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세계적인 희귀종 가창오리 떼 입니다. 한 러시아 가창오리 연구학자는 팔십 평생에 가창오리를 본 것은 단 15마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천수만을 찾은 이 과학자는 약 30만 마리의 가창오리를 볼 수 있었습니다. 천수만은 전 세계 모든 가창오리가 모여드는 곳이라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황혼으로 물든 바닷물 위로 30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펼치는 군무는 천수만의 대표 경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가창오리 군무는 흔히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이 날 탐조대 에게도 가창오리는 군무를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여행에도 ‘주제’가 있어야한다.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을 비롯한 관계자와 유명인사 60여명, 그리고 일반인 참가자 15명이 참가한 이번 ‘주말 탐조 여행팀’은 오후 3시 천수만에 도착했습니다. 구불구불한 비포장도로를 혹시 새들이 놀랄까 조심히 달리며 안내자의 설명과 함께 차창으로 새들의 군무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조류보호용 인공식물 섬에 내려 망원경으로 새들을 자세히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인근 간월암에 들러 바다로 지는 해를 감상하기도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입을 모아 ‘주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은 “새를 보니 마음도 편안해지고 좋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좋은 테마가 많다. 국내관광 활성화를 위해 테마를 개발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문화관광부 국내관광활성화위원인 홍쌍리씨는 “국내 관광이 볼거리가 없다고들 하는데 지자체와 농민이 합심하여 개발하면 수 없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들, 딸과 함께 온 일반 참여자 박종득씨는 “관광지 조성하면 오로지 개발만 생각하는데 오히려 자연자원 보존에 힘써야 관광객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천수만을 둘러보던 중 재미있는 일화가 있었습니다. 한 어린이 참가자가 새에 대한 퀴즈를 맞춰보라며 말을 거는 안내자에게 새를 감상해야 한다며 도리어 면박을 준 것입니다. 어쩌면 여행이란 이 어린이처럼 어떤 목표가 있기보다 그저 감상하기위해 떠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천수만을 비롯해 우리나라에는 구석구석 신기하고 예쁜 곳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번 주말 ‘주제가 있는 여행’가셔서 한번 감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문화관광부 대학생기자

한승린(동국대 광고홍보)

황재헌(한양대 경제금융)

출처 : 문화관광부 대학생기자단 '울림'
글쓴이 : 울림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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