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아래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햇살이 맑다. 2008년 1월 26일.
관광호텔에서 모임이 있어 나가는 길
햇살을 찾아 좀 일찍 집을 나섰다.
다가산 아래 전주천변을 산책하다가
봄이 오는 소리에 젖을 수 있었다
징검다리 얼었던 얼음 밑으로 졸졸 콸콸 냇물 흐르는 소리
흰 물새 한 마리가 혼자 다냥한 햇살을 즐기는 듯
발자욱 소리만 나면 멀리 날아가 버린다 ...
버들개지가 보송한 얼굴을 내미는데 잘 견뎌줄지
방안에서 게발 선인장이 이리도 찬란한 꽃을...
겨우내 오래 오래 기다렸던 꽃심.
꽃봉 밀어 올리기를 더디게 더디게
온 줄기에 힘을 다 끌어모았을까.
다음날 우리 문학회는 새만금방조제를 견학했다.
우리나라 지도가 바뀐다. 만경강과 동진강 줄기가 모이는 서해 바다.
'91년 11월 28일 착공하여 '06년 4. 21 세계 최장 33km의 새만금방조제가 모두 연결 되었다.
변산면에서 고군산도의 섬들, 가력도, 신시도, 그리고 아미도와 비응도를 이어 군산항까지.
천문학적인 숫자의 무게라는 배수갑문은 너무 육중하여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바다를 가로 막고 있으니
갑문의 끝은 마치 타이타닉호의 뱃머리 같아 그 끝에서 모두들 사진을 찍었다.
두렵기도 하여 바다의 낭만을 즐길 여유가 없었다. 햇살은 마냥 다사로웠다.
육지의 그늘에서 아직 잔설이 남아 있었는데...
방조제 길 33km를 달려보는가 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 우리는
가력도에서 육로로 되돌아 나와서 금강하구둑까지 왔다.
채만식 문학관을 둘러보았으나 가력도의 갑문의 무게가 아직 무겁게
가슴에 남아 있었다.
갑문 끝이 타이타닉호의 뱃머리 같아 두 팔을 활짝 열어보기엔
기분이 나지 않았다. 기적이라고 놀라기엔 너무 두려워서...
소설 <탁류>의 산실이었던 채만식 문학관을 둘러보고...
갈대밭 강가에 아직 얼음 속에 발을 담구고 있는 나무는.....
금강하구둑을 지나 신성리 갈대밭에 와서
잠시 겨울 마른 갈대의 이야기를 듣고
저 강 가운데 까맣게 보이는 띠가 가창오리떼들이다.
날개짓 소리가 들려서 가까이 갔으나 ... 왕왕 웅웅 ..하늘을 울렸다.
새들도 결국 강에서 놀며 땅에서 모이를 쪼아야 하는 생물임에야..
'이 몸이 새라면' 하고 부러워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영상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 (0) | 2008.02.17 |
---|---|
국보 제 1호 숭례문 화재 (0) | 2008.02.12 |
봄나라로 오세요 (0) | 2008.01.03 |
새 날을 위한 눈의 축제 (0) | 2007.12.31 |
두방 마을, 그랑비아또 카페의 숲 (0) | 2007.1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