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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을 찾는 사람들-소쇄원 제월당에 불어온 작은 바람소리

차보살 다림화 2009. 2. 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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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제월당에 불어온 작은 바람소리

오전 7시10분부터 아침식사가 시작되어 일찍 식사를 마치고 8시 30분에 우리를 태운 버스는 담양군 문화예술회관에 도착하였다. 전라남도 각 시.군에서 다양한 종류의 관광안내 자료를 진열해 두고 이곳에 온 해설사들에게 홍보를 하고 있었다. 사례발표, 시상식, OX퀴즈 등 프로그램에 따라 행사가 진행되었다.  오후 1시를 지나서 모든 행사가 끝나고 점심시간이었다. 우리는 일찍 먹고 서울에서 올 때 타고 온 차에 올라 소쇄원으로 향했다. 가장 먼저 도착하여 입장하고서 대나무가 우거진 소쇄원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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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쇄원 하면 우리의 문화유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는 사람이면 소쇄원이 어떤 곳이라는 것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조선의 문인인 소쇄공 양산보(1503~1557)는 15세 때 조광조의 문하생이 되어 수학하였으며 17세 때 현량과에 합격하였으나 어리다고 하여 벼슬에 나가지 못하고 기거하고 있자 스승인 조광조가 기묘사화로 화를 입어 귀향길에 오르자 유배지까지 스승을 모셨으며, 조광조가 사약을 받고 사망하자 이를 충격으로 벼슬길을 등지고 고향으로 낙향하여 소쇄원을 지었다. 이곳 소쇄원에서 세속적인 것과 거리를 멀리하고 성리학에 몰두 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으나 학문적 행적은 뚜렷하지 않다는 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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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8년까지 소쇄원의 건축물은 한 채만 있었고 그의 말년에 이르러 ‘원(원)’을 갖추었으나 별서원림(別墅園林)을 직접 완성하지 못하고 죽게 되었고, 그 후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그의 손자인 양천운이 1614년에 재건한 것이다. 이곳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을 사이에 두고 각 건물을 지어 자연과 인공이 조화를 이루는 대표적 정원이다. 소쇄원은 1548년 하서 김인후의 ‘소쇄원 48영“과 1755년에 만들어진 판화 소쇄원도에 의하면 담장 안인 내원과 담장 밖 공간의 외원으로 구분되며, 내원은 입구 공간, 대봉대 공간, 계류 공간, 화계 공간, 광풍각 공간, 제월당 공간, 담장, 고암정사와 부훤당 터로 구분되고, 외원은 芳菴遺稿에 실려 있는 丙子7月(1636년 7월)에 ‘忍齋 梁晋泰가 고향을 읊은 시 30수’(謹次仲父家山三十詠韻)인 소쇄원 30영을 기초로 한 현 외원은 소쇄원 경역과 소쇄원 북, 동북, 동, 남쪽 방향의 자연 환경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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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을 들어가기 위해 대봉대에서 대나무 물길를 따라 흘러와 모인 사각형 연못을 접하게 된다. 그 속에 유영하고 있는 금빛 잉어가 조선의 선비 정신을 몸소 체험해서인지 느림의 정신이 배어있는 듯하였다.  깊은 계곡엔 높은 암석을 타고 내려와 회유하며 또 다른 담으로 내려가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계곡을 넘기 위해 작은 다리를 건너 원내로 들어 갔다. 계곡의 물이 좋아 다리 아래로 내려가니 오골계란 놈이 자기 영역에 들어 왔다고 골골하면서 침입을 경계하고 있었다. 손을 담그고 돌계단을 따라 제월당에 올랐다. 높다란 기단 위에 덩그러니 세워진 제월당은 정면 3칸에 측면 두칸의 팔작지붕을 하고 있다. 전면 1칸은 방을 만들고 2칸은 마루를 놓아 3방향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안고 뒹굴뒹굴할 수 있는 여름날의 한낮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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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추녀에 지탱하고 있는 활주는 힘이들어 보였다. 방에다 불을 땐 흔적이 검정빛깔로 도배를 한듯 평방까지 닿았다. 금방이라도 무너질듯한 돌 계단은 제월당의 높이를 말해주듯 한참 아래에 놓인듯한 느낌을 주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오곡문을 통해 내려오는 물이 몇 곳의 담소에 담기다가 또 다른 담소를 넘어가 긴 폭포로 이어지는 모습이 깊은 계곡의 높고 높은 폭포와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쪽으로는 대봉대 방향으로 대통을 타고 흐르는 물이 넘치면서 만들어 놓은 이끼들이 초록빛에 물들고 있었고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진 물은 바위틈 이끼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제월당 앞에 놓인 광풍루은 물소리를 들을 수 있는 가 하면 계곡의 대나무 바람과 잎과 잎이 부딪치는 소리를 들 을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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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풍루는 제월당과 갈리 정면 3칸에 측면 4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면서 건물 중앙에 방을 둔 것이 제월당과 다른 모습이다. 이곳을 벗어나 조담과 오곡문을 지나면 우물이 담밖에 위치하고 있다. 다시 돌아 대봉대를 접어 들면 담벽에 “애양단”이란 글글 새겨져 있고 그 옆에는 “오곡문” 북쪽편 담장에는 “소쇄처사양공지려”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는 소쇄원 48영으로 이는 소쇄원의 영역을 한정해주고 감싸준다는 의미를 갖는다. 모두 둘러보고 제월당에 마루에 걸터 앉아 동쪽을 바라보니 이미 오래되어 그 생명을 다 한 소나무가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흰구름을 배경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오래된 막새기와는 이곳까지가 소쇄원의 내원이란 끝을 말해주고 대나무 밭에서 들이는 매미소리는 대나무 잎 닿는 소리와 구분이 어려움을 뒤로하고 양산보의 스승에 대한 깊은 뜻을 담고 대나무 사잇길을 걸었다. 자연과 인공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뤄낸 곳, 조선시대 선배들의 심상이 오롯이 묻어나 있는 공간 이것은 우리의 전통 정원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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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은 왕대사이로 불어오는 녹색 내음을 또 다시 마시며 벗어난 세상은 또 다른 빛으로 나를 감싸기 시작하였다. 무등산 줄기에서 불어오는 초 여름의 바람은 흰 구름을 수 많은 조각품으로 탄생시키고 있고, 우리는 광주호를 좌측에 남기고 고창땅을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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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전통문화진흥원
글쓴이 : 정진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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