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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가는 '문화재 至尊

차보살 다림화 2013. 10. 4. 19:18

 

 

문화

종합

[오늘의 세상] 뉴욕 가는 '문화재 至尊(지존·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537억원(5000만달러) 보험 들고 3중 특수포장

  • 유석재 기자

     

  • 입력 : 2013.10.04 03:03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특별전 위해 7일 출국 때 특별 수송작전]

    나무판·끈으로 佛像 고정, 오동나무 상자 2개로 포장하고 알루미늄 상자 안에 또 넣어
    인천공항까지 3~4개 팀 경호… 보안 위해 출국시간 비공개, 가장 늦게 싣고 가장 먼저 내려

    '한국 문화재의 지존(至尊)'으로 불리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이 아홉 번째 해외 전시를 위한 준비를 마치고 오는 7일 뉴욕행 비행기에 오른다. 오는 29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메트)에서 열리는 '황금의 나라 신라' 특별전 전시를 위해서다.

    5000만달러(약 537억원)의 보험에 가입한 이 '명품'은 아주 특별한 방법으로 태평양을 건넌다. 일주일에 걸친 포장을 지난 2일 끝낸 국립중앙박물관 측은 "국보 83호가 첨단 기법의 '3중 포장'과 '철통 경호'를 통해 메트까지 안전하게 운송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반가사유상을 담은 오동나무 상자 안에 5㎝ 두께의 나무판 네 개를 끼웠다. 불상의 가슴 부분에 두 개, 대좌(臺座·불상을 올려놓는 대) 부분에 두 개씩 끼우는 이 판은 불상의 입체적 굴곡에 따라 정교하게 홈을 파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하는 역할이다. '3D(입체) 포장'인 셈이다. 나무 조각이 유물과 닿는 부분엔 중성 스펀지를 덧대 유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했다.

    뉴욕 전시를 위해 포장된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그래픽
    그래픽=이철원 기자
    또 면(綿)으로 만든 끈을 불상 무릎 위에 둘러 상자 바닥에 고정했다. 이렇게 해서 흔들림을 방지한 뒤 오동나무 상자를 더 큰 오동나무 상자 안에 넣고, 다시 알루미늄 재질의 금속 상자 안에 넣었다. 불상의 높이는 93.5㎝이지만 최종 포장을 끝낸 금속 상자는 높이 1.8m에 이른다.

    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예전에는 유물 포장에 면포나 솜을 많이 사용했으나, 오히려 먼지가 많이 묻어 지금은 이렇게 나무로 고정하는 방법을 쓴다"고 말했다. 또 "이 불상이 허리 부분은 단단하고 대좌 부분이 약하기 때문에, 에어캡(일명 뽁뽁이)을 상자에 가득 채우는 방식은 힘이 고르게 들어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장을 끝낸 반가사유상은 7일 무진동차에 실려 인천공항으로 가게 된다. 중앙박물관·메트 관계자와 청원경찰 등이 탄 차량 3~4대가 '경호'를 맡으며, 보안 때문에 출국 시각은 공개되지 않는다.

    불상은 뉴욕 직항 대한항공 비행기 화물칸에 실리는데,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장 늦게 실려 가장 먼저 내린다. 뉴욕 JFK공항부터는 메트 관계자와 공항 보안요원, 호송관 등의 차량이 국빈(國賓)을 방불케 하는 경호를 맡아 메트까지 안전하게 이송한다. 불상은 메트에서도 가장 주목도가 높은 1층 특별전 전시실에서 다른 신라 유물 100여점과 함께 한국 문화의 정수(精髓)를 세계에 알리게 된다.

    서기 7세기 신라에서 만든 유물로 추정되는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은 동양 불교조각사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4월 문화재위원회가 미국 반출을 가결한 이후 '중요한 유물인데 너무 많이 해외로 나갔기 때문에 보낼 수 없다'는 문화재청의 반대에 부딪혔고, 청와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중재 끝에 지난 8월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다'는 등의 조건으로 반출이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