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만들러 오라는 연락을 받고, 예정한 날짜보다 하루 빨리 내려갔습니다.
날씨가 좋은 날, 때를 맞추어야 하고, 혼자 찻잎 딸 수는 없어,
아줌마들의 일정에 맞추어야 했습니다.
4월 25일 서둘러 다른 일 제치고 하동으로 내려갔습니다.
내려가다 섬진강 물줄기 신록의 물이 절로 찻물로
번지는 것 같았습니다.
쉼터에서 인증 샷으로 강물을 담고서....
야생 차밭의 찻잎과 비료를 주어서 크는 찻잎은 많이 다릅니다.
잎을 많이 따서 판매하는 사람들의 차밭은 찻잎이 보르랍고 많이 핍니다.
차 맛도 다릅니다.
귀한 새순을 드려다보면 천지에 감사하는 마음이
솟습니다.
차잎을 몇시간 시들여서 비비고 밤에 뜨거운 방에서 발효합니다.
차를 만드는 내내 풍겨오는 차 향이 익어감에 따라서 묘한 향이 나옵니다
천번 만번 우려도 질리지 않고, 찻잎 향기,
하늘 아래 그런 나무잎이 어디 있을까요.
다음 날 알맞게 익은 차 보따리를 안고,
차 향 가슴에 가득 안고 올라옵니다.
오는 길에 신록의 저수지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왕버들 연록색이 하도 아름다워서 잠시 거닐었습니다.
늙은 나무의 새잎이 새삼스레 가슴을 파고듭니다.
서로 알아보는 걸까요. 지금 느끼는 이 가슴의 흔들림을
예전에는 몰랐을까요.
깨달은 자는 서로 알아본다더니, 그 맛을 깨닫게 되자
눈에 가득차는가요? 사람도 아름다운 나무처럼 늙으간다면
어떤 새잎을 봄마다 피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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