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날
햇살드는 침대에
늦도록 누워
행복이랄 것 같은 이 아침
가을의 전설 묻어 나는
국화꽃 향기
창가에서 놀고,
통통한 차 씨앗 한 줌,
햇 꽃과 열매가 한 가지에서
해후하던 무궁한 차 이야기,
땅끝 마을에서 보내온
고구마들의 땅속 여행,
은혜로운 만남
가을이 뻐근하네
단풍들어 가는 이 몸
한 나절 누워
보드란 햇살을 노니네
(2007년 10월에)
가을앓이를 하던 중, 봄철 만든 차 손질을 하려 대복사에 갔다.
흰구름 떠도는 하늘을 우러르며 칠성각 뒤 대숲을 올랐다
선방 뜰에서 구절초도 소담히 피어서 벌들이 놀고 있었다.
스님이 손수 대숲에 심었던 차나무에 차꽃이 피었다.
순결한 차꽃 봉오리
노란 술이 소담스럽다.
통통한 차씨앗. 차나무는 산천의 정기가 다 모아진 신비한 나무이다.
사철나무이지만 가을에 꽃이 피어서 겨울 눈 속에서도 피어 있다가
열매가 맺어 봄 여름 가을까지 영글어 그 가지에서 동생 꽃과 만난다.
씨앗과 햇 꽃이 만나는 나무라 해서 실화상봉수라 한다.
차 씨앗 한 줌. 차 꽃은 구절초나 감국과 매화 같이 순수한 물에 울궈내면 향긋한 꽃차를 즐길 수 있다.
베란다에 국화분을 들여 놓고서...
영글어가는 가을을 대표하는 가을 꽃 다알리아
시골집 담장 너머로 얼굴을 내미는 새악시 같기도 한 아리땁고 탐스런 꽃
선홍색으로 촘촘히 배열된 꽃잎을 보라!
차꽃도 그렇거니와 다알리아꽃도 뒤꼭지가 예쁘다.
정갈한 절집의 후원이 아름답듯이, 꽃의 뒷자태처럼 사람도 뒷모습이 아름다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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