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는 한벽당 뒷산인 승암산 쪽을 후백제의 견훤의 땅으로 일컬으며,
오목대부터 향교와 콩꼬투리 같은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회화나무들이
줄 서 있는 태조로. 한옥마을과 경기전, 객사부근까지 이씨 조선의 땅으로
불리 울 수 있다. 다가교를 지나 선너머, 구이에서 흘러와서 삼천 천을 흐르는
서신동이나 서곡지구가 신도시를 이룬다. 최근 전라북도 도청이 그리로 이주했다.
전주천의 상류인 상관면 신리의 대흥천은 한벽당 앞에서 전주천이 되어 서쪽으로 흐른다.
천변따라 은행나무 가로수들이 양쪽으로 도열하듯 서 있는 가로수들은 좁은목 약수터부터
한껏 자태를 자랑하는 느티나무 군들이 줄지어 있다. 싸전다리를 지나 다가교까지 울긋불긋
화려한 가을색을 자랑한다. 둑 아래 냇물 가는 사람 키를 덮는 억새풀꽃들이 흐느끼듯
바람결에 서걱대며 햇살에 은발을 반짝인다.
40년 전만 해도 한벽당 앞 천은 빨래터였다. 단발머리 소녀 때 전주에 처음 와서 그 빨래터에
따라 와 본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 광경은 한 폭의 그림 중의 그림이었다. 과연 전주팔경
중에 또 하나, '빨래터에서 빨래하는 여인들'이었다.
구시가지의 경계를 이루는 다가교부터 전주 천과 삼천 천의 합수지점까지,
거리의 가로수는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냇가에 축축 늘어진 수양버들가지들과
높이 치솟아 하늘을 가리는 원시목(메타스퀘아)이 겨울 초까지 그 빛을 잃지 않는다.
천 변 길을 달리자면 전설 같은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한다. 서문 밖 기전여자대학과
어은골 사이의 마을 이름이 배마을((丹洞)인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전주 천에 떠 있는
배 모습을 상상해 볼 수가 있는 것이다. 전주극장 서쪽 모퉁이에 옛날에 대공손수(大公孫樹)
라는 큰 은행나무가 있었는데 이 나무에 배를 매었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다.
전주천에서 뱃놀이하는 풍경을 상상해 보는 맛이라니. 꿈속의 그림이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의 가을
전주 시민들의 쉼터요 각종 축제장으로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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