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겨울 바다

차보살 다림화 2007. 12. 25. 18:50

섬과 바다

                          김윤자


섬은 침묵으로 바다를 품는다. 뭍에서 외면 당하여 쫓겨오는,
해일에 헐떡이는 바다에게 섬은 고향같은 존재다. 성난 파도
가 옆구리를 허물어도 괴팍한 바다를 늘상 다독인다. 허물을
감싸 안는다.
섬은 넓은 치마폭으로 해어를 품는다. 거친 물살에 시달려 기
진한, 심장이 작아 떠는 치어(稚魚)에게 섬은 어머니 같은 존
재다. 잠시 머무르다 떠나감을 알면서도 비스러진 고기들을
늘상 보듬는다. 가슴을 키워준다.
섬은 안다. 혼자임을. 궁극적으로는.
정작 자신은 마음 속의 또 하나 외로운 섬에 갇혀 꿈꾸듯 살아
가야 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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