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야기

[스크랩] 차 이바구

차보살 다림화 2008. 2. 17. 18:54
차를 선물 하기가 참 힘듭니다.
차를 좋아 하시는 분들은 가진 차가 많아서 넘치고
차를 어중간하게 드시는 분들은 개봉해서 한 두 번 맛만 보고
그대로 방치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정말 입맛들이 조금씩 틀립니다.
덖음차를 좋아 하시는 분,
발효차를 좋아 하시는 분,
가루차를 좋아 하시는 분......
차를 선물 했을 때 이 분이 선물한 차를 드실까 하는
마음이 일어 선뜻 선물하기도 힘듭니다.
뙤약볕에서 진땀 닦아가며 곱게 따오신 차를 받아
밤 새워 가며 300도가 넘는 솥 앞에서 덖고 비비고 털며 잠을 쫒고 날벌레와 싸우며 만든 차가
어느 집 냉장고나 혹은 찬장 안에 방치 되어 있는 걸 보면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아 왔기 때문이지요.
차가 맛있다고 좀 나눠 달라고 하면 내가 아무리 아끼며 마시는 차라 할지라도 있는 것 다 줘 버리기도 하지만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도 저는 차를 쉽게 선물하지 않습니다.
차의 고장에 살면서 차 한통 들려 보내지 않는 제 마음도 그렇지만
빈 손으로 돌아 가는 친구도 못내 섭섭 할 겁니다.
하지만 선물하지 않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차철에 와서 차를 한 번 만들어 본 사람이면 그 마음 충분히 이해 하시리라 생각 합니다.
차철에 차를 만들어 가는 분들도 녹차가 좋느니,청차가 더 좋느니
하는데 하물며 차 세 잔만 받아 마시고 나면 물배 부르다고
더 이상 마시기를 거부 하는 사람들에게 차를 선물 해서 무엇할까 싶습니
다.
그리고 차교실,특히 행다를 공부 하다 보면 세 번을 마시라고 흔히들 권합니다.
체내에 영양소를 받아 들이는 면에서야 맞을 지 모르지만
농민 입장에서는 "어휴!아까운 차"라는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그 비싼 인건비 들여,
아니 어떻게 딴 차잎이며 어떻게 만든 차인데 3번만 먹고 그만이니....
더 우려 나오지 않고 맹물만 나올 때까지 마시면 뭐가 잘못 된건지
궁금할 때가 많습니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정성을 다해 만든 차가
혹은 먹는 방법을 몰라서,차 그릇이 없어서 김치 냄새 폴폴 나는 냉장고안에 2년 동안 잘 보관 되고 있다는 말을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가슴이 찢어 집니다...
차 농사꾼은 차를 정성으로 마시는 분이 예쁘게 보이는 법이지요.

내년이면 차시장이 완전 개방됩니다.
우리차가 설 곳이 없어 질 지도 모르는 이때,
많은 이들이 우리차에 관심을 가져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차시배지의 역사적 전통과 천혜의 재배조건으로 명성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고장에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고,
저 또한 애써야 겠습니다.

아직 우리차가 일상에 깊이 자리잡지도 못한 상황에서
다양하고 싼값의 중국차와 고급스러움을 내세운 일본차등이 들어온다면..
요즘 농촌시장개방을 보면서 무능력한 정부를 탓하기보다는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가는것이 대안이 아닌가 싶습니다.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하루 먹는량은 정해져 있는것이니,
믿고 먹을수 있는 농산물이라면 살아남을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좀 살만한 나라에선 환경이 경쟁력인 세상이라는 것이죠.
그런 의미에서 지리산의 야생차에 밝은 미래를 걸어봅니다.
.....().....

출처 : 인천시무형문화재10호범패와작법무
글쓴이 : 모봉형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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