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문학기행 여수 오동도의 풍경들

차보살 다림화 2009. 4. 26. 15:54

행촌수필문학회 봄문학기행의 풍경들

2009년 4월 25일  토요일 아침은 봄비가 부슬부슬내렸지요.

오랜 가뭄을 생각하면 문학기행날 비가 온다는 것도 어떤 축복 같이 느껴졌습니다.

오전에는 흐렸지만 구름 걷히는 하늘 아래 보기에 아름다운 바다물 빛이 드러났습니다.

여수의 오동도에 닿았습니다. 여수의 8경 현판 앞에서 해설사의 설명을 들고

오동도에 들었습니다.

여수팔경 중, 죽도청풍인가 합니다.

멀리서 보면 지형의 생김새가 오동잎처럼 보이고 옛날에는 오동나무가 빽빽이 있어 오동도라 불렀습니다.

한때는 이충무공이 이 섬에 대나무를 심게 한 후 대나무가 번성하자 죽도竹島라 불르기도 했습니다

 

 

 여수의 고지도

 

 여수팔경 현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방파제 높은 둑은 없었지요.

오랜만에 가는 곳은 언제나 변해 있습니다.

 

 

 이순신장군의 해전을 기념하는 거북선은 남해바다의 통영시에서 여수까지

한려수도를 이루는 곳이면 곳곳에서 나라사랑을 일깨웁니다.

예전에 없었던 거북선과 '약무호남시무국가'라 쓴 비석돌이 우뚝 서 있네요.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말씀이지요. 임란 당시, 군량을 전부 전라도에 의지해야 했기에,

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말이었습니다. 국립전주박물관에는 전주의 서예가인

황욱씨의  전시실이 있는데, 그분이 쓴 현판 "약무호남시무국가"이 걸려 있습니다. 박물관을

방문하는 사람 누구나 전북의 위상을 느낄 수 있지요. 임란 때 경기전의 '조선왕조실록'

을 보전한 전북인의 노력으로 오늘날 선인들의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게 된 점도

호남이 없다면 나라도 없다는 말에 더한 힘이 실리기도 합니다. 

역사를 창조하였던 분들의 후예들이 거북선 앞에서 바다를 향하고 역사 해설을 열심히 듣고 있습니다.

 

 

 오동도의 숲으로 들고 있습니다

모든 나무의 잎들이 빠짐없이 피어난 숲의 향기와 생기가

절로 빠져들게 합니다.

 

 

 오동도의 전설의 주인공도 되어볼 수 있습니다.

고려 공민왕때 요승 신돈은 전라도라는 全자가 사람人자 밑에 임금왕자를 쓰고 있는데다 남쪽 땅 오동도라는 곳에

서조인 봉화새가 드라들어 왕조를 맡을 인물이 전라도에 나올 불길한 예감이 들어 봉황새의 출입을 막기 위해 오동도

오동나무를 베었다는 전설이 있었답니다. 고려때 생긴 전설의 힘은 천년의 유효한 힘은 이 오동나무 한 그루가

지켰을까요. 이 고장에서 임금 한 분이 탄생하셨으니 말입니다.

 

 봄꽃들이 자취를 숨기는 신록의 계절이면

산숲에는 오동꽃나무의 보랏빛이 아련한 그리움의 묘한 향기를 곳곳에서 피웁니다.

이곳에서 가까이 오동꽃과 가까이 지녀 무언가 함께 그리움의 꽃을 피워봅니다.

 

 떨어진 꽃가지로 화관을 써 봅니다.

아름다운 봄을 써 보는 봄아가씨.

 

 

 

 이순신 충무공이 대나무를 심게 하여 나무가 울창하여져서 죽도라 불렀다는 말도 실증이 되는 길입니다.

특히 시누대가 터널을 이루고 있어  전설의 여인의 정절을 상징합니다.

 

 

 

 무슨잣밤나무? 노거수들이 우람한 모습으로

그 번성한 힘을 느끼게 하여 싱싱한 힘을 받습니다.

빨간 코트의 한 여인이 이 나무와 푸른 가지 밑에서

서로 조화롭습니다.

 

 섬의 끝  바위 계곡으로 드나드는 푸른 파도는

어떤 말로 철석거릴까요.

 

 항구의 역사를 듣고 있는 듯, 내용보다 바다 속을 파들어 가고 싶은 마음을 띄워볼 뿐ㅇ.

 

 

 

 

 

 

 

 

 

승강기로 높이 27미터인 등대 전망대 올라서 바라본 항구와 돌산섬

내려올 때는 달팽이 같은 계단을 돌고돌아 내려왔습니다. 어지러웠지요.

 

 제2 돌산대교가 세워지고 있습니다.

 

 아래를 내려다 보니  바위 끝 벼랑에서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이 한마리

새처럼 앉아 있네요.

 

 저 산 기슭 밑의 마을은 육이오 동란 후에는 하꼬방들이 즐비하여 가난했던 시절들이 있었답니다.

동란 전후에 부산에서 어린 시절을 살았던 저는 항구도시들의 변모에 참으로 많이 놀랍니다.

하꼬방의 밤불빛들이 항구의 밤을 애잔한 아름다움을 밝혔다면, 요즈음은 그 자리에 즐비한

바벨탑처럼 하늘의 높이를 무색케 하는 아파트 탑들이 대신하고 있지요.

 

 

 

 북풍한설에   하양눈이 쌓여 정절을 지키고자  벼랑 창파에 몸을 던진 여인의 무덤 가에

동백꽃이 피어나고 푸른 정절을 상징하는 신이대가 돋아났다고 합니다.

그 동백꽃들이 번성하여 빽뻭한 동백나무들이 발걸음을 멈칫거리게 했습니다.

 

 

 애기동백꽃들인지 아직도 작은 동백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습니다.

 

 

 

 

 꽃잎들의 주검들이 모여서  덧없는 한생의 의미를 던져줍니다.

 

 

 

 겹벚꽃 잎이 세찬 오동도의 바람결에 흩날리는

꽃눈을 따라 다음 길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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