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금오산 향일암

차보살 다림화 2009. 4. 26. 20:01

향일암

 

향일암처럼 많이 듣는 명소이름도 드물다. 새해 맞이 일출 장소로 빠짐 없이 떠오르는 장소다.

옛날에는 주차장에서 걸어가는 길이 멀어서 엄두를 내지 못했던

곳이었다 이번에는 동료들의 힘에 의지해서 도전할 수 있었다.

 

 

 

 금오산 향일암, 문화재자료 제 40호

644년 신라 원효대사가 원통암으로 창건하였다. 기암절벽 위에 동백나무와 아열대 식물의 숲속에위치하고 있다.

남해 수평선의 일출 공경이 특히 장관을 이루어 1715년 인묵대사가 향일암으로 개명했다. 주위의 바위들이

거북등처럼 되어 있어 영구암이라 부르기도 한다. 매년 초에 향일암 일출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전국에서 몰려 든다.

 

 일주문 앞에 비석이 서 있는데 그 내용은 읽을 수가 없고 거북등에 비석이 서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다. 물로 모든 비신碑身의 귀부석이 거북이나 용의 형상이긴 하지만.

금오산과 연관이 있는 듯하다.

 

사찰이나 문화유적을 찾았을 때는 언제나 주변의 나무들이 더 가까이 다가온다. 여기는 특히 동백숲이

장엄하다. 세월을 지닌 동백나무들이 암자 가는 길을 더욱 마음 깊게 한다. 이 가파른 계단 길을 올라서

동굴 틈을 비집고 오르는데 적잖이 위안을 주는 나무그늘과 동백꽃이다. 부처님 오신 날은 신록의

계절이어서 넉넉한 마음으로 암자로 가는 길이 가벼울 수 있다. 오색의 연등의 줄이 햇잎들의 반짝임과

어울려서 아름다운 마음으로 부처님을 만날 수 있게 한다.

 

 

 원효대사의 기도처였다 고.

수키와와 흙을 쌓아 만든 담이 예쁘다.

 

 벌써 부처님을 만나고 내려오시는 교수님과 회원들

 

부처를 친견하기 위한 길은 험난하다. 깨달음의 길 역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암굴과 괴석 사이를 뚫고 가야 한다.

 

 내려 올 때는 물기에 젖은 돌을 잘 보고 딛여야 한다.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

 

 턱 버티고 있는 큰 바위들에 글자가 새겨졌다.

거북등 같은 돌이 많아서 '금오산'이라 했는가.

선사시대의 동굴벽화나 암각화처럼 어떤 기호들이 숨어 있지나 않은지.

선사 이전에 무언가 새겨진 하늘의 계시나 아닐지 모르겠다.

 

 저 밑의 계단돌에도 이런 거북등이 깔려 있었다.

사람들의 발자국이 수없이 지난 바닥에 새긴 기호들이 반질반질하다.

 이렇게 돌거북들이 줄서 방문객을 맞아준다. 사람들이 기원 한 조각을

거북등에 올려놓았다.

 

 난간에도 거북들이 먼 바다를 향해 관세음보살을 염원하고 있는 듯.

 

 관세음보살을 모신 삼성각인가 싶다.

 

 원통보전 앞의 석등인지 청동등인지 ,  화사 자리에 촛불의 기원을 담았다.

 

 연등에 단 기원의 깃발이 바다를 향해 날리고...

 숙연해진 마음으로 우리도 관세음을 기원한다.

향일암은 우리나라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다.

낙산사의 홍연암은 동해에 접해 있어 일출이 장관일게다.

남해 보리암은 내 젊음의 추억과 기도가 묻힌 곳, 그 이후 한 번도

더 갈 수 없었다. 강화도 석모도의 보문사의 일몰은, 내 수필

'낙조의 향연'을 낳았다.

 두 번 다시 올 수 없는 향일암에서, 이제 서서히 돌아설 시간.

 

 

여수 팔경 중에 '원포귀범'이 이런 풍경일까.

향일암 주차장에서 셔틀을 타고 그 밑까지 같지만

그것은 별 문제가 아니었다. 돌아올 때는 주차장에서

버스를 타고 오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도저히 못 걷겠다 했는데.

교수님이 마침 지나시다가 얼마 안 되니 걸어갈 수 있다고 하셔.

말씀 한 마디에 용기를 내어 걸었다. 갈증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보도 옆에 볼거리들이 있고 먼 바다를 힐끗 쳐다보면서  후박나무

길이 좋아서 걸을 수가 있었다. 종윤님의 동동주가 갈증을 해소하도록

도와주었다. 어찌나 고마웠던지.  여수 동동주가 그렇게 시원하고

맛있는 줄 몰랐다. 여수기행 3탄을 쓰기에 하루를 쓴 셈이다.

몹시 힘들게 수필 연습을 한 셈이다. 연젠가 좋은 수필 자료가 될지도...

 

잘 보아 주세요. 잘 모르는 것은 댓글로 가르쳐주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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