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악양 벌 차님 맞이 가는 날

차보살 다림화 2009. 6. 4. 00:09

하동 악양 벌을 가로질러

 

茶心佳道

 2009년 5월 9일

오늘 박물관에서 주관하는 '문화유적다시보기 남원지방' 을 신청하였던 것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차꾼 세 명이 어울려 차를 만들러 가기에 놓칠 수 없는 날과 시간이기 때문이다. 전주에서 점심을 먹고

정오에 출발했다, 남원에서 후배들을 만나기로 했다. 구남원역은 폐허로 남은 빈 역사가 허름한 공기에 쌓인 채

좀은 쓸쓸하게 보였다. 구내로 들어서자 환한 유채꽃과 메타스퀘아 가로수길이 어울린 너른 들판이 펼쳐져 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서울 방향으로 또는 여수 행으로 기차를 타고 오르고 했던 기찻길에 쌓였던 사연들은 아련한

노랑물결로 유채꽃 빛 속에 송이송이 맺혀있는 듯했다.

 

 

 

 

 

 

 

 

 

 

 

 급수탑인 듯한 세멘트 구조물 꽃밭 끝에 서서

 

 

 

 

 

 동네 아주머니 들이 산책나와서 쉬었다 가는 시민 공원이 되고 있다.

 

 

 달빛 내려 앉은 하늘집으로

 

 셋이 탄 자동차는 섬진강 물길 따라 하동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벚꽃구름이 하늘을 덮었던 길은 초록잎이 하늘을 가려서

시원하다. 꽃놀이 하던 인파들은 온데간데 없고 벚지가 익어가듯 매실이 익가듯 어딘가에서 서로 익어가고 있을 터이다.

진초록 터널 속으로 우리는 벌써 녹빛 우러나는 찻물에 빠져 있는 듯 하다. 차를 하기 위해서 만난 사람들이기에 차의 철에

만 만나도 늘 같은 마음으로 만나는 사람들 같이 호흡이 맞아 흡족한 길이다.

악양 다원에 맞춤한 차 잎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