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부안 내변산 산행답사

차보살 다림화 2015. 3. 19. 18:43

 

 

국립전주박물관

특별전 '표암 강세황 - 새대를 앞서 간 예술혼'

<우금암도>와 함께하는 부안 역사문화 탐방길

 

  부안문화원이 주최한 우금암도와 함께한은 부안 역사문화 탐방길, 강세황 우금암 탐방길을 찾아가는 길이었다.

2014년 10월 11일 오전 11시에 전주박물관에서 출발하여 부안에 도착, <정자나무>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부안의 동남향 방향에 있는 개암사로 향했다. 개암사는 그새 대웅전 공포를 모두 단청하여서 새로운 느낌이었다.  몇년 전에 퇴색하여 민얼굴이었던 공포 조각미는 없었지만, 새 단청도 청신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아침 10시쯤 햇살이 팔작지붕 처마를 비출 때 그 조각이 살아나서 참으로 감동적으로 보았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여 그 때의 기분으로 새

단청한 지붕을 올려다보았다. 대웅전은 뒷산 우금 바위에서 날개를 펴고 내려앉은 봉황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다. 

  사찰 뒷 산길을 올랐다. 예상외로 가파른 산길이었다. 경사길을 힘들게 굽이쳐 돌고 막대른 곳에 앞을 가로막는 사암 바위가 나타났다. 바로 우금 바위였다. 맨 뒤에 올라서 숨을 그르느라 설명을 듣지 못했지만 익히 들어왔던 바위의 전설을 떠올리며 굴 앞에서 쉬면서 사진을 찍었다. 원효 바위는 찾아가기 힘들었다. 정사아에서 내리막길도 힘들지만, 아름다운 오솔길 숲속을 걷는 맛은 일반 등산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즐거움이 별미였다.

   이 길을 표암 선생은 가마꾼과 말을 번갈아 타며 걸어가기도 했단 말인가. 그 때 표암의 나이는 60이 훨씬 넘었을 것이다. 난 그보다 더 많이 든 나이인데, 그때를 생각하면 힘든 길이었을 것 같다. 산을 넘고 내려오니 유동 마을이었다. 여기서는 버스를 타고 계곡 아래까지 갔다. 바로 부안댐의 상류라고 하는 곳이었다. 표암의 우금암도에는 문현동을 지났다는데, 그곳으로 추증되는 곳에서 내려 먼 바위를 바라보았다.

  부안댐 상류에는 재변산 대형주차장이 있었다. 부안 실상사로 들어가는 입구였다. 계곡 왼편 길을 들어가자니 기억에 익은 길이 생각났다. 벌써 세어보니 30여 년 전 같다. 1980년 부렵 청하큰스님의 불사로 전국에서 버스 4,5대가 실상사 빈 터에서 불사 법회를 가졌는데, 그때 친구따라 온 적이 있었다. 그런 법력으로 하여 실상사가 그 자리에 복원되었다. 나는 실상사를 구경하는 일은 생략하기로 했다.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이었다. 월명암 가는 길을 먼저 올라갔다. 오! 이렇게 힘든 산행답사였다면 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길 없는 산길을 헤쳤다. 오후 3시 8분, 우리 일행은 다른 일행과 길이 갈려서 더 힘든 산행을 했다. 마치 새 길을 개척하면서 나뭇가지를 헤치기도 하며 바위산을 기어오르기도 했다. 바위산을 몇개를 넘었는지 셀 수 없었다. 아들 같은 젊은 동행자가 나를 끌고 뒤에서 밀어주어서 갈 수밖에 없었다. 되돌아가는 길도 없으니, 한 고개를 넘으면 반드시 보너스처럼 내리막 평지 길을 만나고 한숨 돌리게 하니, '아름답다'는 감탄을 터뜨리게 한다. 떨어져서 보니 진안 마이산 같은 암봉 하나를 기어 넘었다. 커다란 바위산에 기대 눈 앞에 펼쳐지는 내변산의 전경이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아주 높은 산은 아니지만 우금암에서부터 모든 산들에는 절리 같은 바위와 비석 같은 선돌이 뼈대를 이룬 장관이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드디어 구불한 오솔길에 들어서는 월명암 지붕이 수풀 사이로 보이고 입구에 벤치가 몇개 기다리고 있었다. 거기까지 오는 방문자의 노고를 알아주는 듯했다. 기쁜 마음으로 의자에 털석 앉아 땀을 씻으며 주위를 돌보았다. 꿈에서나, 글에서나, 표암과 육당 최남선이 죽도록 고생하여 걸어왔던 월명암이 아니었던가. 예선 선비들이 월명암에서 느꼈던 감상은 이보다 더 기막혔을 것 같다. 나도 오늘 죽도록 고생하여 올라온 월명암에서 자게 되었다. 다른 사람은 월명암 선방 뒤로 올라가서 '낙조대'에 오른 사이 나는 절 경내를 산책했다. 대웅전에서 참배도 하고 공양간에서 야채식 뷔패로 저녁을 먹었다. 다실에서 스님이 우려주는 차를 마시고 부설거사의 전설 같은 생애를 들으며 과일과 약주로 피로를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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