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일반
도자기의 세분화된 명칭으로 토기, 도기, 사기, 석기, 자기등 여러가지로 나뉘어져 있고, 그 설명또한 애매 모호한 것이 많고 사람에 따라 그 구분하는 방법이 실로 다양하고 또한 지극히 교과서적인 내용만 나열 되어 있는 바, 차를 할려는 일반인들이 알기 어렵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차를 할려면 적어도 이정도는 알야야 되지 않겠나 하는 실제적이고 아주 기본적인 사항을 요약정리한 글이 있어 소개하니 좋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도자기'란 말은 원래 '도기(陶器)와 자기(瓷器)라는 별개의 두 유형으로 따로 지칭하던 것을 현대에 이르러 도자기로 합쳐 부른 데서 기인한다.
도기란 흔히 질그릇으로 불리우는 것으로, 도토(陶土)를 가지고 형태를 만들어 도기 가마에서 구어낸 그릇을 말하며, 자기란 흔히 사기그릇으로 불리우는 것으로, 자토(瓷土)를 가지고 형태를 만들어 자기가마에서 구어낸 그릇을 말한다.
질그릇으로서의 '도기'는 현재 토기와 도기로 나뉘어 쓰여 지고 있지만, 토기라는 명칭은 20세기에 들어와서 쓰이는 용어인데 비해 삼국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널리 쓰인 말은 도기였다.
현재 토기는 보통 손톱으로 금이 그어지고 물을 넣으면 물이 스며서 밖으로 번저 나오는 번저 나오는 것으로 섭씨 600~700도의 낮은 온도에서 구운 것을 말하며, 도기는 토기 보다는 굳으나, 쇠칼 같은 것으 자국을 낼 수 있고 유약을 발라 1,000~1,100도의 온도로 구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의 토기는 위의 기준에 따른다면 문제가 있다. 즉, 위의 구분법으로는 신라토기들의 설명이 불가능한 것이다.
신라토기
백자상감연당초문대접
백자기의 국보 제175호.
15세기에 제작된 백자 대접
청자상감퇴화초화문표형
주자와 승반
분청사기상감모란양류문병
또한 유약을 바른그릇을 도기로 불러 녹유도기(綠釉陶器)라고 부르는 예가 있는데, 그렇다면 자연유(自然釉)가 씌워진 토기는 무엇이라 불러야 할지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
원래 '도(陶)'는가마안에서 질그릇을 굽는 형상을 문자화 한 것으로 도토를 써서 가마안에서 구운 그릇을총칭하는 말로 그것을 굽는 사람을 도공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그런데 토기는 흙그릇을 지칭하는 명칭이지만 도토를 쓰고 있으며, 토공이나 토요라는 말은 쓰이지 않고 있다.
원래부터 토기란 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며, 도기 안에 속하는 것으로 도기로 써야 타당하다. 따라서 삼국시대의 신라토기, 가야토기, 고려토기 등은 도기로 써야 올바른 것이다.
도기안에는 약한 연질의 연질도기와 단단한 경질도기가 있고 유약을 바른 시유도기와 유약을 바르지 않은 무유도기가 있다. 토기와 도기는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도기 안에 포함 되는 것이며 원래 우리나라에서는 토기란 말을 사용한 예가 없었는데 일제시대에 일인들에 의해 토기로 불러져 오늘에 이른 것이다. 그리하여 현재 한국 도자기의 역사는 토기에서 곧 바로 청자와 같은 자기로 발전된 것과 같이 잘못 서술되고 있다. 당연히 도기에서 자기로 발전된 것으로, 현재의 토기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한자를 사용하며, 도자기의 나라인 중국에서 조차도 옛날이나 지금이나 토기란 말을 사용한 예가 없으며 도기로 쓰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였으나 현대에 들어와 도기 대신 토기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함으로써 토기에서 자기로 발전된 것같은 모순을 안게 된 것이다.
그리고 도기의 우리나라말인 '질그릇 '을 조선 초기부터 사용해 왔으므로 '질그릇'으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된다.
자기가 도기와 다른점은 도토대신 자토를 쓰며 1,300도 전후의 고온에서 구어내어 돌과 같이 단단하다. 자토는 흔히 고령토(즉,백토)를 가르키는 것으로 순도높은 흙이다. 이러한 자토가 있어야만 자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러한 자기를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사기(沙器)라고 널리 불러왔다. 그런데 현대에 들어와서 자가와 사기를 구별하는 개념으로 사용하여 사기는 자기보다 순도가 낮고 굽는 온도도 낮은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려, 조선시대를 거쳐 자기와 사기는 함께 쓰인 것으로 이만영(李晩永)의 <才物譜>에서는 자기를 사기그릇이라 하듯 사기는 자기의 별칭이라고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리하여 청자를 청사기로 백자를 백사기로 함께 불러 왔으며 백자를 만드는 사람을 사기장 백자를 만드는곳을 사기소라고 하였다.
따라서 사기는 자기의 일반적인 말이며 우리나라에서 널리 사용한 명칭으로 현재 구별되는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다. 자기와 사기는 같은 것으로 자기를 사기그릇으로 널리 사용한 것이며 청자를 청사기, 분청자를 분청사기, 백자기를 백사기라고 함께 사용하였다. 특히 분청자만은 분청사기로 널리 쓰고 있으나 현재 청자, 백자라는 말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입장에서 분청사기도 분청자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瓷器는 磁器가 함께쓰이고 있다. 중국에서는 자기를 거의 瓷器로 쓰고 있고 1940년대 고려청자를 처음 저술한 고유섭선생도 瓷로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전적으로 '磁'를 쓰는 일본에 의한 영향속에 '磁'를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그릇을 의미하는 '瓷'로 사용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청자, 분청자, 배가의 용어와 토기대신 도기와 함께 바로 쓰여야 할 것이다.
아름다운 우리 도자기 (윤용이 지음.학고재 1996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