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를 얼마나 아시나요(1)
조 윤 수
현대는 정보시대이며 자기를 선전하는 시대라지요. 그런데 저희는 스스로 움직일 수 없습니다. 다만 끊임없이 밀려들고 나가는 파도에 저희의 간절한 소망을 실어 보내기만 했습니다.
> 먼저 저희 집을 소개하겠습니다. 저희 집 주소는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입니다. 대한민국의 동쪽 끝 마지막 영토입니다. 마치 바둑판의 화점처럼 동해의 한가운데에 외로이 떠 있습니다.
> 저희 이름은 옛날에는 우산도(于山島), 삼봉도(三峰島), 가지도(可支島) 등으로도 일컬어졌습니다. 저희 집은 면적이 0.l80Km2(56,000여 평)로, 정말 작다고 할 수 있지만, 해저에 넓게 차지한 영토의 일각이므로 결코 작다고만 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생긴 지는 약 270만 년 이전 화산분출로 해서 생겼다니, 저도 아련하기만 합니다. 두 개의 섬인 서도와 동도, 그 외 부속도서와 암초가 89여 개가 서로 의지하며 지냅니다. 각각의 암초들은 삼형제바위, 물개바위, 독립문바위, 촛대바위, 얼굴바위 등 제가끔 생김새에 따라 재미있는 이름이 붙여졌습니다.
> 저희 주인은 대한민국 해양수산부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저희가 대한민국의 품에 있게 된 것은 저희를 지키려는 많은 숨은 수호자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693년 조선 숙종 때 어부인 안용복이 에도막부에 항의하여 인증문서까지 받아낸 일은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저희가 역사에 등장하면서부터 저희를 알리고 대한민국의 땅임을 주장하며 지켜주는 사람들의 노력에 의하여 오늘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세월을 외롭고 힘들게 거센 비바람과 싸워 왔지만 그보다 더 힘든 것은 일본인들의 침략에 대항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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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와서 일본이 저희가 자기네 땅이라고 주장하고 나서 저희를 다시 혼란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일본 측 주장의 허구성을 증명하기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의 각종 역사 기록이 일본보다 여실히 빠르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얼마나 오래 전부터 우리의 역사에 등장하였는지를 소개하자면, 1500년 전부터입니다. 512년 신라 지증왕 때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신라에 포함시켰습니다. 우산국을 신라에 복속(服屬)하기 위하여 그는 배에 나무로 만든 사자를 싣고 우산국에 도착하여, 만일 항복하지 않으면 맹수를 풀어놓겠다고 위협하는 지혜를 썼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오는군요. 그 후로도 세종실록지리지나 신증동국여지승람 그리고 고지도인 팔도총도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 독도는 1946년 연합군최고사령부의 지령 제 677호로 우리 땅임을 국제적으로 공인 받게 됩니다. 그 후 1948년 제정헌법에 따라 신라. 고려, 조선 대한제국에 이어 대한민국 땅이 된 저희, 독도는 현재 경상북도 경찰청 소속 경비대원들과 몇 명의 주민들이 생활하는 섬으로 동해에 우뚝 솟아 이제는 외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점점 저희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국민들이 많아짐으로 나라 동쪽 끝 바다 가운데서 국토의 방위자로서의 역할을 다하는 데 많은 힘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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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희를 제대로 알릴 기회가 없었음을 늘 안타까워하고 있었습니다. 때마침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하여 국립진주박물관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저희들의 무대를 크게 마련해 주셔서 저희의 실체를 알리게 되어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특히 뾰족한 작은 두 섬으로만 알고 있는 저희의 뿌리가 해저에 그렇게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을 모형으로 보여준 것은 상상할 수 없는 보람이었습니다. 저희의 식구들이자 친구들인 각종 새들과 야생화의 아름다운 모습들도 사진으로 만나보실 수 있었겠지요. 아마도 독도에 발을 디뎌보지 않고 어떻게 독도를 말할 수 있을까 하는 사람도 이번 전시회를 보게 되어 간접으로나마 독도에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을 받으셨을 줄 압니다. 그리고 정말 가서 만나고 싶은 심정이 되어 독도 사랑이 싹트게 되는 계기가 되었을 줄 압니다. 박물관에서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독도전시회를 열어서 일반인들과 어린이들에게 국토 수호에 대한 긍지를 심어주신 점은 대단히 가치 있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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