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에 단풍이고 곳곳에 단풍꽃이네
화사하다 못해 붉게붉게 타오르는
빛깔 뒤, 머 언 먼데서 들려오는 듯
풍경소리 너머에서
부르는듯한 이명 같은 손짓
앞에도 단풍이고 뒤에도 단풍꽃인데
2년 전 봄 마곡사의 정취가 그립다
파리하게 피어나는 연두빛이 다시 그리운 건
낙엽의 전설이 짙은 녹음을 몰아 왔기 때문이다.
강열한 태양을 가려주었던 녹음은
또 다시
단풍되어 낙엽으로 지치고
가을의 전설되어 나무테에 켜켜이 그려진다.
정적이 아니면 쉴 수 없는 겨울 나무는
아늑한 그리움도 내려놓고 싶다.
지난 날의 흔적이 가슴 아리운 건
지금은 없는 그때의 '나' 이기 때문이요
영영 아무것도 남지 않을 자리에
찰나의 빛으로만 스치기 때문이다.
그때는 그랬다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아리운 그리움의 그늘도
머물지 못하리라
잠시도 곁에 두지 못하는 생명의
강물 위를
스치는 찰나의 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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