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이야기

[스크랩] 초의선사 이야기

차보살 다림화 2010. 12. 13. 12:49

대흥사에 있는 표충사를 나와 성보박물관 쪽으로 가다보니 초의선사 동상이 나온다.

스님은 오른손으로 주장자를 들고 왼손으로는 염주를 잡은 채 앉아 있다. 스님 앞에는 찻사발이 놓여 있다.

1999년에 한국제다 대표 서양원이 세웠으며, 대둔사 주지인 보선 스님이 '초의선사의 발자취'라는 글을 지었다.

 

 


이 글에 따르면 스님은 네 가지 점에서 위대하다.

 그는 먼저 대흥사의 13대 종사로 서산대사 이후 이어져온 법맥을 잇고 있다.

 두 번째로 그는 사회사상가로 불교와 진보적인 유교사상인 실학의 교류를 가능케 한 분이다.

세 번째로 그는 차의 역사와 문화를 다시 찾은 사람으로 한국 차의 중흥조로 추앙받고 있다.

 선과 차의 세계가 하나로 통하는 다선일미(茶禪一味) 사상은 지금까지 이어져 오는 한국불교의 크나큰 전통이다. 


넷째로 초의선사는 시·서·화에 능한 예술인이었다. 그의 문집인 <초의집>과 <동다송> 등에 그의 시적 경지가 잘 나타나 있다.

세속의 티를 벗어난 스님의 시문은 군더더기 없이 심오한 세계를 맑게 드러내고 있다고 말한다.


시를 좋아하는 나그네에게 차를 대접하고            淪茗且禮耽詩客

약 지어 서로 어여삐 여기는 스님들 위로하여       劑藥相憐問字僧

병석에서 일어나 옛날 시류 즐겼던 자취 찾아       病起還尋舊遊跡

시제를 던져 화답을 재촉하니 참으로 다정스럽다. 留題催和更多情


초의선사는 한문과 산스크리트어 모두에서 높은 경지에 올랐다고 한다.

 특히 당시 최고의 명필 추사 김정희와 교유하면서 선필(禪筆)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한다.

초의선사와 추사는 1786년에 태어난 동갑내기다.

이들이 처음 만난 것은 북한산 승가사에서다.

 추사의 친구로 진흥왕순수비를 함께 판독한 동리 김경연(金敬淵)이 당시 한양의 승가사에 온 초의를 추사에게 소개한다.


처음 두 사람의 교유는 차 때문에 이루어졌지만,

 이후 둘은 진리와 예술의 진정성을 찾으려는 삶의 자세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었다.

 둘이 다시 만난 것은 1843년 봄이다.

초의가 제자인 소치 허유와 함께 제주로 유배를 간 추사를 대정현으로 찾아간 것이다.

 이때 추사가 지은 시로는 '유초의선(留草衣禪)'과 '우사연등(芋社燃燈)'이 유명하다.


이 중 '유초의선'은 추사와 초의가 제주에서 함께 머물며 다담을 나누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초의는 차를 마시면서 염화시중의 미소를 보여준다.

진정한 선을 차 속에서도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우사연등'은 초의의 글씨가 대단했음을 보여준다.

 우사는 자우홍련사로 대흥사 일지암에 있는 초의선사의 거처다.   

  

▲ 초의선사가 머물렀던 자우홍련사: 1980년 복원되었다. 


눈앞의 흰 잔으로 조주차를 마시면서                                    眼前白喫趙州茶

부처님이 손안에 든 꽃의 의미를 오로지 미소로 답하네.           手裏牢拈梵志華

큰소리로 외친 뒤 귓속으로 차 마시는 소리 차츰차츰 들려오니  喝後耳門飮箇漸

봄바람 어드멘들 산가가 아니리오.                                       春風何處不山家


초의 늙은 스님이 글씨를 쓰며 참선을 하는데         草衣老衲墨參禪

등잔 그림자 스스로 즐거운 듯 붓끝이 잘 돌아간다. 燈影心心墨影圓

등잔 불꽃 지지 않도록 내버려 둬                         不剪燈花留一轉

불 가운데 연꽃이 살살 피어오른다.                      天然擎出火中蓮



초의선사는 그림에도 조예가 깊었던 분이다.

그는 소치 허유에게 그림을 보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또 당시 대가들과 교유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녹우당을 찾아 해남윤씨 가첩을 볼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추사를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 주기도 했다.

소치가 남종화의 시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다 초의스님 덕이었다.


출처 : 초의선사! 차의 성인으로 추앙할만하네 - 오마이뉴스/이상기


출처 : 형산
글쓴이 : 소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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