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일기

국립전주박물관의 봄

차보살 다림화 2011. 4. 21. 14:52

  봄날은 온다 봄날은 온다

 

일주일에 하루 (수요일)은 박물관 자원봉사자로 근무하는 날입니다.

 

봄날이 멀리서 손짓하면 갈 때마다

꽃길을 따라 동산을 오릅니다

 

봄날은  날마다 옵니다

 

금빛이 버드나무 가지에 깃들 때면

매화가지에서는 옥빛이 사라지고

 

봄날이 오고 또 오다가 이렇게 고귀한 목련이 방긋 웃음을

피우네요

 

 

봄날이 옵니다

첫사랑이 찾아오듯

날마다 옵니다

 

 

살구꽃은 벚곷보다 먼저 와서 동네를 비추고 있어요

 

개나리도  오고

 

진달래오 오고

 

 

전시관에서 <백제대향로>에 향을 피우고

간절한 기원을 올렸던

백제 사람들의 영혼이 봄날이면 뭉게구름처럼

꽃구름 타고 모여

오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배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멀리서 올려다 볼 때 무슨 꽃일까 할 정도로

나무 수형이 이상하게 뻗고 있습니다.

사실 열매를 따려고 배나무들 가지들을

휘어져 있으니

이렇게 마음껏 자란 배꽃을 보기는 쉽지 않아서

낯설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자란 배꽃 그늘아래서라면

달밤이면

'이화梨花에 월백하고...'

라는 시구가  저절로 읊어지지 않을까요.

순전한 달밤도 귀한 현대이지만요.

 

 

 

 

이렇게 봄날은 매일 옵니다.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거년에도 지지난 해도

봄은 왔습니다.

몇 십년 전에도 그런 봄날이 있었지요.

 

봄날은 간다 

가는 것이 아니었어요.

봄날이 가는 까닭은

다시 오기 위함이었어요.

 

봄날은 온다 봄날은 온다

봄날이 간다고

꽃잎이 지기로서니

어디로 가는가

가고 옴이 없는 세월을

탓하는 것은 사람인가

하노니

 

올해는 자두꽃이 잎과 꽃이 한번에 요동쳤습니다.

냉해에 시달린 흔적인가

꽃먼저 환하게 피웠을 자두나무에

꽃과 잎이 같이 피었네요.

 

 

다소곶이 머위 꽃이 복스럽게 앉아 있고

본래 가고 옴이 없는 것을

우리의 봄날은 마음 속에 영원할 것입니다.

봄날은 영구하게 온다

봄날은 온다

 

 

봄날의 절정은 벚꽃 터널에 맞습니다.

이윽고 꽃비가 내리면서

내 안에 속삭이는

봄날의 말을 남기겠지요.  은밀하게

봄날은 오고감이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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