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의 직계 자손인 ‘오오가 하스’는 빗방울이 맺혀 처연하도록 아련했다. 활짝 피어 한 세상을 열었다. 다음 세상을 이어갈 자방을 드러내었고 꽃잎이 하나 둘 열리다가 접혀서 고아한 자태다. 생명 보존의 끈질긴 일념으로 그 오랜 세월 동안 잠자고 있었던가. 천년의 꿈을 피워낸 모습,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꽃심을 내 가슴에 새겼다. 꽃잎 가장자리는 분홍색 띠를 두른 듯하지만, 안 쪽으로 갈수록 하얗게 옅어지면서 자방의 연노란 색과 조화를 이루었다. 연꽃은 꽃과 동시에 연씨를 맺어 더욱 오묘한 꽃이다. 단 며칠 피었다 떨어지는 꽃자리 가운데 이미 자방의 씨가 자라고 있는 다. 송나라 주돈이의 <애련설> 이후로 세세대대 화중군자로 사랑받고 있지 않는가.
꽃대 하나로 올라와서 가지도 치지 않고 홀로 한 세상을 지키는 삶이다. 옆에는 다른 봉오리가 숨죽이고 있다. 물론 모든 홍련의 모습은 그 색이 조금씩 달리하지만, 거의 같아서 어느 것이라도 천년의 생명을 이어오지 않은 것이 있겠는가. 그 족보가 뚜렷하다 하여 달리 보이는지도 모르지만, 선생의 별 정원에서 만난 ‘대하연’의 후손은 새로움이 더했다. 전설의 씨앗 직계 자손, 그 생명의 응축된 기운을 대하는 신비감일까. 옆에서 바라보면서도 총총한 그리움이 밀려드는 말할 수 없는 감회에 젖는 것이리라.
백제의 연꽃이 그리는 꿈을 오롯이 담은 듯,
정림사지 오층 석탑의 아름다움은 뭐라 말할까.
나무 조각을 다듬어 붙인 듯한 석탑, 사실 이 석탑은
목탑의 형식을 띤 석탑의 원조였던 미륵사지 석탑의 형식을
그대로 요약한 단아한 모습니다. 멀리서 보면 옥개석 밑의
몸돌이 허리 잘룩한 여인의 요염한 모습이랄까. 옥개석 상판의 양끝이
살짝 버선코처럼 치켜든 자태라니!
가까이 갈수록 압도당하는 근접할 수 없는 위엄도 서려있다.
아! 옆에 있어도 그리운 백제탑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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