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 信
유 치 환
꽃등인 양 창 앞에 한 그루 피어 오른
살구꽃 연분홍 그늘 가지 새로
적은 멧새 하나 찾아와 무심히 놀다 가다니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적은 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 가지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다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즐로 이어진 끝없이 적은 길이여
초정 김상옥 시인의 시비가 있는 통영의 조각공원에서
절정의 순간에 떨어져 누운 동백꽃들
통영시는 가로수가 동백나무다. 각종 동백꽃으로 장식되고 있다.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이 조각공원 언덕에서 화가 이중섭의 걸작들이 탄생했다.
내가 만난 이중섭(李仲燮)
김춘수
광복동(光復洞)에서 만난 이중섭(李仲燮)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東京)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南浦洞)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李仲燮)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김춘수시인의 생가는 다른 사람이 사들여 살고 있다.
집앞에 이런 비석이 서 있고 옆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판자가 놓여 있다.
한창 번성했던 옛 포구
해저터널을 통과하다
거리에는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문학관 언덕에 핀 하얀 동백. 사진은 좋지 않지만,
공원에서 만난 제비꽃
미륵도의 달아공원에서 바라본 바다의 섬들
포구에 옛 이순신의 거북선이 정백해 있다
남녘에는 3월 26일인데, 벌써 산에 진달래가 한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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